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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치료기/ADHD

성인 ADHD 약물치료 부작용에 관하여

by 내면고고학자 2023.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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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첫 ADHD 약물 변천사

이 글은 사실 너무 길다. 그냥 약이 바뀐 건 굵은 글씨로만 써놓겠다. 다 읽을 필요가 하나도 없다. 굵은 글씨만 보면 무슨 약으로 바뀌었는지 다 나온다. 

처음의 ADHD 약물은 비각성제류였다. 이전 글에서도 많이 언급했지만 내가 ADHD를 처음으로 의심하게 된 건 정신과의 약이 아니었다. 갑자기 식욕이 터져서 처방받게 된 식욕억제제(펜트민정)가 시작이었다. 그 전에 나는 이미 우울증과 불안장애 공황으로 자나팜정등의 약을 먹고 있었다. 식욕억제제 성분이 ADHD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웹을 통해 읽자마자 다음날 병원 예약을 잡고 병원에 내 증상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실 거기서부터는 거의 반 집착의 마음이었다. 사실 나는 ADHD의 증상을 줄줄이 다 읽어보고 이미 내가 내 스스로에게 ADHD를 진단 내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아니었다. 의사 선생님은 오랫동안 봐온 나에게 ADHD의 증상을 크게 발견하지 못했고, 이것저것 질문하셨지만 의문을 가지셨다. 심지어 ADHD 검사도 내가 돈낭비 하실까봐 하지 않았으면 하셨다. 특히나 내가 가던 정신건강의학과는 대학교 바로 옆에 있는 곳이라, 고시 공부하는 친구들이 ADHD 각성제류를 타러 자주 내원하는 병원이라서 더 경각심을 가지셨던 것 같다. 그런 친구들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저런 친구들 때문에 의사 선생님에게 더 엄격한 기준이 생기셨던 것 같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내 학업 성적과 대학을 거의 알고 계셨다. (아무래도 오래 다니다 보니 이것저것 말하다 보니까,,, 사실 너무 감사한 의사 선생님이시다.) 내 성적으로 ADHD를 앓고 있는다면 그냥 약을 굳이 먹을 필요가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하시면서 각성제류 약물 처방을 은근슬쩍 돌려서 거부하신 것 같다. 그래서 내 ADHD첫 약물은 이러한 이유로 비각성제류였다. 헬스피온서방정처럼 노르아드레날린계를 조절하는 비각성제 약물을 주셨다. 하지만 진짜 하나도 아무런 느낌도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지금은 각성제를 먹고 있어서 심지어 비교도 된다.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고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단언할 수 있다. 사실 이거 말고 다른 약도 하나 더 먹었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 그것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가 해가 지나고 학교를 졸업하게 되어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정신과를 의도치 않게 옮겼고, ADHD뇌파 검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뇌파 검사로 ADHD 진단을 받고 처음으로 각성제를 먹었다. 내가 처음 받게 된 약물은 메디키넷리타드캡슐 20mg이었다. 10mg 씩 2개를 처방받았다. 사실 이거 말고도 자나팜정 등의 우울증을 제어해 주는 아주 소량의 약물을 더 처방받았었다. 

 

 

 

2. 나에겐 끔찍했던 메디키넷리타드캡슐의 부작용

2) 정신과적 유해사례 
(5) 자살경향 

의사들은 ADHD 치료 도중 갑작스런 자살 관념이나 행동을 보인 환자는 즉시 평가해야 한다. 메틸페니데이트로 인한 정신적 상태의 악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며, 이 약의 투여 중단도 고려해야 한다. 
네이버 메디키넷리타드캡슐10mg -사용상 주의사항 中

약의 주요 부작용 중에 나에게 가장 심했던 부작용은 우울증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어쩌면 갑작스러운 극단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울증이 원래도 있긴 했지만, 이게 극단적인 생각으로 이끌고 가는 경우까지 지속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내 우울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생각이 황폐화되는 것이었다. '왜 살아야 하지?', '꼭 살아야만 할까?'에서 거의 멈췄다. 근데 메디키넷리타드캡슐을 먹고 나서는 "왜 살아야만 하지? 누가 나 대신 살아줬으면 좋겠다, 차가 날 치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의 진행이 가장 극명한 차이였습니다. 사실 이게 메디키넷리타드캡슐의 부작용이라고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약을 계속 먹었죠. 이런 생각이 한 3일쯤 지속되다가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이러다가 진짜 죽겠다 싶어서 병원에 갔습니다. 너무 우울하고 살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리니까 메디키넷리타드캡슐에 우울증 약을 추가로 넣어주셨어요. 하지만 그래도 한 1~2주 정도는 우울한 감이 엄청 오래 남아있었습니다. 이 글에는 겨우 단 2줄로 작성했지만, 저는 그때의 생각과 충격이 아직도 끔찍해서 메디키넷리타드 캡슐의 완벽한 장점을 알지만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약의 정량을 완벽하게 지킵니다. 심지어 일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은 꼭 약을 쉬어줍니다. 일을 해야만 하더라도 일주일에 2일은 약을 꼭 쉬어주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지금 와서 비각성제류를 말씀해 주셨던 선생님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 온전하게 이해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각성제류의 장점만을 보고 달려드시고 싶겠지만, 저는 한 번 쯤은 깊게 고민해 보시길 권장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초기에 약을 처방받을 때에는 꼭 1주 단위로 받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조정하는 기간을 길게 가지시기를 권장드립니다. 특히나 ADHD 진단을 받지 않으셨는데, 시험공부나 고시를 위해 약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제넘지만 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약을 먹어가면서까지 효율성을 짜내야 할 정도로 기계가 되어야 할지를 깊게 고민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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