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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치료기

성인심리상담센터 심리상담 1,2회차 방문 후기

by 내면고고학자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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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리상담내용 정리

상담 전 목표는 부지런해지기였습니다. 제가 엄청 게을러서 처음 희망사항은 선생님과 매주 약속하면서 실천할 일들을 검사받자라는 마음으로 예약했어요. 사실 불안장애랑 성인 ADHD랑 이것저것 앓고 있지만, 제 내면이 그 당시에는 깊이 고장난지 몰랐거든요.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예약했고, 선생님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려서 지금은 내면 깊은 곳을 탐험 중입니다.

상담하면서 알게 된 새로운 관점은 전 저에게 엄청 각박한 편이더라고요. 모두가 그래도 되지만 난 안 되는 성격이었습니다. 근데 또 실천은 안 해서 쓸데없이 스스로 고통받는 그런 미련한 사람이더라고요. 전 사실 불안 장애가 그렇게 심할 때 상담을 간 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그 당시에는 아 난 왜 이렇게 계획만 엄청나게 세우고 집중도 못하고 맨날 게임에 중독되어 있지? 하면서 자기혐오 가득한 마음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울해하지 말고 타인과 약속하면서 천천히 벗어나 보자라는 마음으로 심리상담에 갔습니다. 근데 상담하면서 느꼈던 새로운 점은 저는 의외로 어쩔 수 없는 데드라인이 존재하면 해내는 타입이었고, 기한을 바꾸면 어쩌면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얻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저 당시에 공책을 다시 보니까 하고 싶은 게 진짜 많았네요. 뭔 하고 싶은 거 쓴 게 한 페이지 넘어가네요. 야망 가였나 봅니다.

  1.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고 욕심이 있어서 놓치기 싫었어요. 그래서 퇴사를 했습니다.
  2. MMPI결과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남성성이 높아서 회사 생활할 때 남자 상사와의 관계가 굉장히 불편할 수 있어요. 여기서 말하는 남성성이란 게 진짜 남자가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 같더라고요. MMPI특성상 내담자에게 해석을 맡기지 않기 위해 설문지 결과를 주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자세히 설명해 주신걸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 옮겨보자면, 주도성, 독립성이 굉장히 높고 이러한 점들이 본능적으로 높은 성별이 남자라서 남성성이라고 표기하는 것 같았어요. 결론은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남자 상사분의 입장에서도 조금 불편한 밑에 사람이라고 느껴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 첫 기업은 여자 상사분이고 다음은 남자 상사분이었는데 물론 우연일 가능성이 훨씬 높지만 두 번째 경우가 저도 상사 분도 서로 불편했거든요. 물론 사람의 성격은 다르고 그냥 아주 개인적인 경험의 일부라는 걸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그냥 우연인데 맞았다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물론 여자 상사분이라고 안 불편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더 불편했다. 뭐 결론은 제가 퇴사해서 회사를 나왔지만, '어쩌면 내 특성이 이래서 그냥 시키기만 하는 일을 잘 못 받아들였겠구나'하는 이해를 할 수 있었어요. 조직에서 밑에 사람으로서 바라는 모습과 일치하지 않았을 수 있겠다는 이해를 할 수 있었죠. 저는 진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서 기업에서 원하는 효율성이 아닌 개인으로서 바라는 효율성을 더 강력히 피력하는 역할이었으니까요. 장기적으로는 좋은 답변일지는 몰라도 기업의 단기적 상황 등을 크게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어린것 같으면서도 스스로도 엄청 힘들었겠다 싶네요. 짧게 정리하면 주도성이 없는 일을 하면 금방 흥미를 잃어버립니다. 보통 기업이 기대하는 인재상과 제 태도는 조금은 멀 수도 있다 정도입니다.

 

  1. 위의 상황을 이해하기 전에도 이해하기 후에도 확실한 건 회사를 들어가기 전 긴 방황의 시기를 겪어보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상담선생님께서는 물론 이걸 엄청 걱정하시고 있긴 합니다. 그리고 주도성이 높고 그 사람의 의견을 들어주기 싫다는 이유로 혼자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욕심도 큽니다. 뭐 물론 내 아이디어를 넘보지 말았으면 하고 보상이 온전히 내 것이었으면 한다는 점도 치사하고 유치하지만 좀 있던 생각이에요. 부끄럽지만, 좀 치사한 사람이었네요. 이게 제 착각일 수 있지만, 밑에 있는 직위일수록 본인의 성과를 온전히 보상받기가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면 팔로워를 자처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런 점들에서 아직 현실을 못 알아차린 게 선생님 입장에서는 얼마나 걱정되겠어요. '사회생활 거 얼마 했다고, 그런 생각을 하나?' 이런 맘 아니셨을까요? 결론은 퇴사하니 모두 다 해결되어서 좋긴 했습니다.

 

  1. 선생님께서 걱정하시는 이유는 제가 생각하는 기준이 높다인데요. 물론 다음 상담에서 차차 풀어갈 내용이지만, 전 사람을 보는 기준이 높습니다. 아무래도 이전 과거의 경험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인지, 확신이 없으면 친구로 둘 수 없는 성격이고, 그 외에도 이것저것 많습니다. 저는 친구도 저에게 괜찮을 것 같은 친구들만 찾아다니거든요. 친해지는 걸 잘하지만, 이건 뭐 살아남기 위해서 터득한 기술이고, 앞으로 이런 친구나 대인관계에서 제가 탈탈 털려가면서 생존해 온 내용을 차차 풀어보겠습니다. 뭐 아무튼 어렸을 때부터 너무 많이 인간관계에서 데이다 보니, 눈치는 세상에서 제일 빠르고 표정 읽기는 뭐 이미 통달해 버렸고, 상대방이 나와의 관계를 계산하는지 아니면 정말 착한 사람인지 이런 게 너무 구별이 잘 가다 보니 친구 사귀기 난이도가 이미 하늘을 뚫었달까요. 이게 근데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작동하는 게 가장 큰 일이긴 합니다. 앞으로 고쳐나가는 저의 모습 기대 부탁드립니다.

 

  1. 효율성에 너무 초점이 몰려있다. 삶에서 당연한 일상, 친구 관계에서의 하소연, 연인 이야기 등을 너무 지루한 것들로 치부한다. 선생님께서 이때 해준 말이 아직도 자세히 기억이 나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가치 없는 것들이 살면서 엄청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올 수도 있다는 말이요. 사실 근데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서로 함께 마주 보기 위해 살아가는 건데 저 때는 왜 저랬을까요. 질풍노도의 시기를 늦게 맞은 사람처럼 굴었네요. 근데 여전히 그렇다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남의 감정을 받아주는 건 아직 멀었답니다. 하소연하는 거 30분 이상 들을 자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납득이 안 되는데 돌려 말하는 걸 여전히 들을 자신이 없고, 왜 저렇게 솔직하지 못하지 이런 마음이 자꾸 들어서 상처를 주게 될까 봐 피하는 점도 있어요. 사실 본인을 보호하기 위해 돌려 말하고 방어적으로 말할 수도 있는 건데, 진짜 그랬어?라고 저도 모르게 물어볼까 봐, 그런 상황이 보이면 눈치 딱 보고 바로 도망칩니다..

 

  1. MMPI의 2번째 결과를 정리해 보면 사회적 불안의 부정이 높다. 불안하다는 감정을 부정해요. 여전히 지금도 그렇지만, 불안장애라는 걸 말씀 안 드리고 상담을 진행했었는데요. 물론 지금도 말씀드리진 않았습니다. 근데 불안해서 뭐 해, 불안하다고 해서 지금 할 일을 못하는 건 말이 안 돼라는 생각이 커서 진짜 불안을 부정해 오긴 했어서 정곡을 찔린 느낌이었어요. 정신과 처음 가기 전에는 너무 우울하고 불안하면 술 마시고 얼른 자버렸거든요. 그냥 자버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일을 마저 하는 느낌. 근데 그때도 뭔가 눈물 나서 눈물을 착즙 좀 하면서 일이나 과제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선생님이 대화하면서 저는 감정을 다루는 사람이 아닌 이걸 사고하는 사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맞아요. 감정이 왜 중요해, 지금 일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지 긍정적인 감정은 살면서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너무 오래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왔거든요. 그래서 자꾸 외면해 왔던 것 같아요.
  2. 지적인 영역에 대한 광적 관심. 책 읽는 걸 엄청 좋아하거든요. 물론 게을러서 많이 읽지는 못하지만, 남과 책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다? 무조건 참석합니다. 그게 심지어 미라클 모닝이라도 갑니다. 지적 추구, 자극 추구 경향이 TCI 검사하면 굉장히 높게 나올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3. 상담 선생님이 원하는 결론은 조금만 더 유연해지고 순해지자. 그러게요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초반 상담과 후반 상담의 제가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그때는 약간 울퉁불퉁한 돌이었다면, 지금은 약간 조금 굳은 울퉁불퉁한 슬라임 정도입니다. 

 

 

2. 심리상담 후기와 가격

저는 병원과 심리상담센터가 같지 않은데요. 그래서 심리상담을 하면서 느낀 점은 일단 의사 선생님과 심리상담선생님을 분리하는 건 꽤나 곤란하고 어렵다.  이미 내가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정신 병명과 좀 거리가 멀면, 상담하는데 가끔 아 저 상담 선생님은 내가 정신과에서 어떤 증상을 가지고 계신지 따로 안내를 못  받으셨지? 이런 점들이 좀 거슬립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말씀드리기도 뭐 하고 상담 결과가 생각보다 만족스러워서 최대한 솔직하고 최대한 자세히 제 감정들을 말씀드리고 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변화 속도도 빠르고 받아들이는 속도도 빨라지더라고요. 한 40-50회 정도는 해야 저를 잘 보듬고 살아갈 수 있겠다고 느껴지더라고요. 물론 제가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런가, 아니면 이때까지 감정을 외면하고 살아서 진짜 찾는데 오래 걸려서 그런가? 사실 둘 다겠죠. 아무튼 상담을 시작한 건 올해 가장 잘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한참이 지난 지금 제 기한안에 끝낸다는 마음 따위는 안 믿기로 했고, 그냥 돈을 내기로 했죠. 자유의지를 믿지 않는다. 내 스스로 결심하는 걸 안 믿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이해하기 위해 ADHD책을 읽기 시작했답니다. 근데 한 1/3 정도 읽었는데 도움이 되고 있답니다.

가격은 저는 1회당 8만 원(1시간)으로 10 회차씩 결제하는 중이고 80만 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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