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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치료기/강박불안공황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완화하는 일기쓰기

by 내면고고학자 2023.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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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기 쓰면 좋은 이유 

가장 먼저 하루 일과를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정신적 자정작용이 조금 고장 난 편인데요. 진짜 세계가 망한 만큼 큰일 난 일이 아닌데도 그 정도로 불안에 덜덜 떨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종이에 정리해서 써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일 때가 많은데, 일단 그 상황에서 의자에 앉아 글을 쓰기까지 실행하는 게 어렵죠. 그 상황이 닥쳐오면 그냥 벌벌 떨면서 약이라도 먹으면 다행이랄까요. 그래서 최선은 그냥 매일 일기를 쓰는 건데, 저도 실천을 못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티스토리 블로그에 일기 쓰기를 실천해 보겠습니다. 사실 위의 이유 말고도 좋은 이유는 많지만 쓰는 방법에서 다시 설명할 내용들이라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2. 개인에게 맞는 일기를 쓰기 위한 생각 정리

저는 제 불안과 우울이 제 잘못된 완벽주의에서 온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얼른 송곳 명대사를 쳐서 그걸 10번씩 마음속으로 읽어요. "패배는 죄가 아니오. 우리는 벌을 받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고. 우리는 달리기를 하는 게 아니라 삶을 사는 거고. 우리는 패배한 게 아니라 단지 평범한 거라고. 우리의 국가는, 우리의 정치 공동체는 평범함을 벌주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저는 이상하게 모든 걸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을 고치지는 못해서 늘 고통받고 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점이 없다면 쓸모없는 사람인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거든요. 모든 사람은 소중하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심지어 제 친구가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라도 소중한 사람이란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근데 그게 유일하게 적용 안 되는 사람이 저 스스로예요. 저도 왜 그렇냐고 물어보면 모르겠습니다. 그냥 저라서 용서가 안됩니다. 저에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말은 본인을 사랑하고, 연민하고, 아끼고, 돌봐주라는 말이에요. 잘 보듬고 살아가고 싶어도, 자꾸 능력주의의 잣대를 들이대고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지금 글을 쓰면서도 웃기면서 정신 나갈 거 같긴 하네요. 제발 자기혐오 좀 그만했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은 어떤 부분에서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몰려오시나요? 

 

 

3.  자신에게 맞는 일기 쓰기의 방법

1. 자신이 드는 가장 우울한 생각들을 나열해 보기.

2. 아침부터 오늘의 일과를 차례대로 정말 사소한 것 하나하나 써보기 

3. 1번에 해당하는 내용이 그렇게 인생 망할 정도로 큰일 난 일인지 써보기: 정리하다 보면 그렇게 큰 사고가 아닌데, 과중평가를 한 경우가 많이 있어요. 물론 저는 이걸 알아도 불안에 담가져서 약 안 먹으면 못 나오긴 하는데, 그래도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은 도움은 되니까요. 1번에 쓴 내용 옆에 해결방안이나, 그전에 비슷한 일을 해결한 사례를 천천히 써보세요. 물론 써도 불안이 사라진다는 건 아니지만 이걸 매일 쓰다 보면 혹시 모르잖아요. 이성이 불안을 이길 날이 올 수도 있잖아요.

4. 1번에 해당하는 내용의 강도를 표현하기: 이건 나중에 비교할 때 편하더라고요. 내가 극복하는 데 얼마나 걸리겠다 싶은 정도를 구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근데 초반에는 오늘 얼마나 불안했지? 오늘 얼마나 우울했지? 가 어려워서 작성하기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이걸 작성하다 보면 제정신건강의 예측이 용이해져요. 내 정신건강의 트리거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5. 억지로라도 본인 칭찬하기: 일기에 이 내용을 채우기 위해 칭찬할 일을 만들어보는 것도 하루를 사는 좋은 동기가 되지 않을까 해요. 사실 처음에 이런 내용을 쓸 때에는 칭찬할 게 없더라고요. 저는 뭔가 핸드폰 10분 보는 것도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하지만 핸드폰을 안 보진 않고, 스트레스를 받죠. 저는 왜 이렇게 비효율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사용해서 내 건강을 챙긴 일, 오늘 쓰레기통을 비운 일, 건강을 위해 샐러드를 챙겨 먹은 일 등으로 나를 칭찬하는 내용을 써보세요. 저는 요즘 우울하기 싫어서 운동을 시작한 일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우울해서 어쩔 줄 모르는 감정이 다신 안 왔으면 좋겠어서 운동을 열심히 합니다. 오늘은 참고로 칭찬할 일을 쓰기 위해 방청소를 할 예정입니다. 

6. 감사한 일 나열하기: 사실 감사는 느끼는 게 아니고 찾는 거라고 하잖아요. 모든 당연하고 날 평온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억지로라도 나열하고 감사해 보는 게 쌓이다 보면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이걸 쓰는 저도 아직 꾸준히 실천하지 못했는데요. 이 글을 제가 썼으니 실천해 보겠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우울증 약 잘 챙겨 먹은 저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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