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울증이란 무엇인가?
우울증이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을 말합니다. 해당 글의 정의는 서울대학교 의학정보에서 가져왔습니다. 제 우울증의 가장 큰 진짜 가장 큰 문제는 원인을 모른다는 겁니다. 아니 사실 알면서 모른 척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의학적으로 따져보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저는 제가 왜 우울한지를 잘 모르겠어요. 사람은 왜 감정을 가지고 있어 가지고, 스스로 고통받는 삶을 살기도 하는지, 정말 어려운 생명체네요. 우울감은 정말 쓸모없는 감정인데, 자꾸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아요. 제가 주로 하는 생각은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가 가장 많은데요. 이거 다들 생각해보시지 않나요? 진짜 왜 태어난 걸까요? 이런 질문이 늘 머릿속에 맴돌지만, 대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이라 너무 곤란한 것 같아요. 왜 살아야 하는지를 모른다면 늘 길을 헤매면서 살아야 하는 건가? 하는 마음에 말이죠. 관련된 수많은 책을 읽어보면 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초점을 바꾸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게 약 먹을 때는 잘 되는데 가끔 약 안 먹다가 저런 생각이 들면 진짜 허무주의라는 큰 구렁텅이에 빠져서 아무것도 못하게 되더라고요. 제 우울증은 대략 이런 내용들이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2. 나의 우울증의 증상
우울감과 삶에 대한 흥미 및 관심 상실이 우울증의 핵심 증상이다.라고 서울대학교 의학정보에 나와있습니다. 제 주요 증상도 삶에 대한 흥미 및 관심 상실인데요. 사실 그러니까 우울증이겠죠..? 사실 우울할 때가 많지만, 왜 우울한지 납득하기가 어려워요. 가정환경? 부모님 두 분 다 엄하시긴 하지만 좋으신 분들이세요. 가족환경은 뭐 말할 것도 없이 따뜻했습니다. 친구관계? 초등학교 중학교 통틀어서 한 10년 정도를 따돌림을 당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이걸 우울해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냥 묻어놓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사실 그래서 이제 그 당시를 떠올려도 기억이 잘 안 나요. 제 뇌가 절 보호하려고 알아서 지운건지? 아니면 원래 기억 미화가 잘되는 편인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지금은 엄청 외향적이고 원하는 친구가 생기면 그 친구를 제 친구로 만들어 올 수 있을 정도로 인간관계에 능숙해졌어요. 이 부분에서도 우울할 게 지금은 없어야 한단 말이죠. 그 외에는 뭐 제 남은 미래가 불안하죠. 경제 박살 나고 물가는 오르고 있는데 당연히 불안하기야 하죠. 하지만 감정은 도움이 되지 않잖아요. 어떻게 하면 세상에서 잘 살아남을지를 생각하고 싶은데 왜 자꾸 우울이 먼저 오는지 정말 답답합니다. 저는 이렇게 이성과 감정이 따로 놀고 울다가 약 먹고 정신 차립니다. 뭔가 써놓으니까 스스로가 좀 바보 같아서 웃기네요. 심리상담선생님께서는 예전에 겪었던 감정을 온전한 감정으로 느끼고 이해해야만 다음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하시는데요. 제가 겪었던 따돌림을 하나하나 펼쳐서 그 어린 시절에 제가 느꼈던 서러움과 억울함을 볼 자신이 없어요. 과거에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뭉뚱그리고 그걸 다시 생각하는 건 비효율적이라고 무시하는 게 지금 제 최선인 것 같아요. 이게 습관이 되다 보니 선생님께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사고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여러분들은 감정을 느끼시면서 생활하시나요? 전 신기하더라고요. 감정을 느낀다는 말 자체가 낯설었어요. 감정을 느끼면서 살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더라고요. 그냥 웃기다, 슬프다 정도만 느껴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일상생활이 고되면 가끔 내가 뭘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하고 있지?라는 허무주의에 계속 빠지게 되나 봐요. 병을 진단받기 전까지는 허무주의 생각의 굴레에 빠지고 무기력해지는 과정을 모두 '게으름'으로 치부하고 자기혐오의 과정으로 넘어갔는데요. 그 과정이 지금 와서 보면 굉장히 힘들었는데 빨리 병원 갔으면 되는 걸 참아서 아직도 고생하고 있어요. 여러분들은 병원 일찍 가세요... 짧게 정리하자면 제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허무함과 공허함이 하루종일 지속되는 것입니다. 그거 끝나면 자기혐오도 좀 하고요. 그리고 제일 괴로운 건 인생이 짜릿하지 않다는 거예요. 그런 시기가 오면 왜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루 종일 생각하게 되거든요. 불안장애와 달리 우울증은 약이 조금 천천히 들어요. 그래서 중간에 자꾸 약 먹는 거 까먹는 저에게는 굉장히 고통스러운 질병입니다. 불안장애는 죽을 거 같을 때 약 넣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현대의학을 종교로 만들어서 찬양할 수 있을 정도의 효과인데, 우울증 약들은 안 그렇더라고요. 혹시나 병원 가셔서 하루 이틀 만에 효과가 안 나오더라도 이상한 게 아닐 거예요. 저도 한 1~2주는 있어야 조금 약이 일을 한다고 느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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