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짜 월급 루팡은 좋을까?
저는 일개 노동자인데요. 진짜 그냥 고용된 사람의 입장에서 쓰는 글입니다. 사실 월급루팡은 꿀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지만, 진짜 업무를 해보면서 일을 안 하려고 할수록 일은 더 많이 하게 된다!라는 걸 알게 되었죠.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그냥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회사를 다니기 전에는 '그냥 돈 벌려고 회사 다니는 거 아니었나?'라는 생각이었는데요. 사실 회사에 들어가 보니까 저는 성적처럼 결과가 즉각적으로 나오는 피드백을 굉장히 중요히 여기는 사람이고, 가능하면 빠른 보상과 자아실현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는 정말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곳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자아실현을 할 수는 있지만, 회사 내에서는 회사를 위한 업무를 먼저 수행해야 하고, 피드백도 직설적으로 듣기보다는 간접적으로 돌아오고 그 이유도 저의 개인적인 성장 기준이 아닌 회사 기준이기 때문에 느낌이 확 달랐습니다. 더불어 월급이란 보상도 월에 한 번이고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자유시간도 하루에 8시간이 날아가니까 잘못된 질풍노도의 시기를 걷게 되었죠. 학교처럼 개인과 집단의 공동적 성장이라는 개념과는 크게 달랐습니다. 이런 점들을 모르고 들어간 과거의 저는 정말 어렸네요.
위와 같은 내용을 처음 깨달았을 때는 마치 무슨 청춘영화처럼, '난 회사에 부품이 되기 싫어 조금만 버티다 퇴사해야지'란 마음으로 월급루팡모드에 들어갔습니다. 근데 진짜 어렸었던 점들 중 하나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난 돈 준 만큼만 일할 거야라는 마음이요. 물론 업무를 너무 많이 받아서 일정 부분 자의로 쳐내는 것과 월급루팡한다는 마음가짐은 천지차이긴 한데요. 저는 후자였죠. 잘못된 마음가짐이긴 했는데요. 그냥 진짜 최소한의 업무를 하면 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제 월급루팡이 좋을까라는 답변에 대해서 왜 아니라고 하는지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이유를 써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일단 제 심리의 문제예요. 일을 많이 받으면 뭔가 억울해집니다. 뭐 이건 제가 놀부심보라고 하시면 할 말이 없는데요. 일을 조금 하고 싶으니까 일을 많이 받은 날에는 원래는 그냥 '아 일이 많네, 오늘 좀 바쁘겠다.'로 끝나야 하는데, '아 오늘 폰 못 보겠네, 아 오늘 다른 딴 일 못하겠네'가 되어버립니다. 손해 본 게 없는데 손해 본 마음이 되어버려요. 그래서 기분은 더 나빠지죠. 그리고 월급루팡해서 그렇게 만족스럽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그것도 아니라고 말할 것 같아요. 일단 또 평판을 신경 쓰는 사람이라면, 티는 안 나야 하고, 일은 열심히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니까요. 결국 계속 신경을 세우고 긴장하고 있게 되더라고요. 저는 이것만으로도 나중에 반성할 때 월급루팡이 결국 좋은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평판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내외부적으로 티가 안 날 수가 없더라고요. 사람은 딴짓을 하거나, 집중하지 않거나 생각이 어디론가 떠있으면 티가 나더라고요. 상사분들 입장에서는 솔직히 예뻐 보일 수가 없겠죠. 이렇다 보니 사실 월급루팡을 한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마음 불편합니다. 내가 편해지려고, 내가 조금 이득 보겠다고 하는 일에 오히려 더 업보를 맞아버리게 되는 일이 생기죠. 심지어 월급루팡해도 네이버 기사 이런 거나 보고 있는데, 약간 자괴감 들더라고요. 지금 생각하면 인생 왜 그렇게 사냐라고 과거에 저에게 말해주고 싶네요. 결국 체력은 체력대로 더 들어가고 심리적으로도 피곤하고, 업무나 인간관계도 딱히 좋아 보이는 면이 없더라고요. 이걸 알게 된 건 월급루팡 2주에 걸쳐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는 그냥 퇴사를 직접적으로 말하기 전까지 입 다물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2.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와 마음가짐에 관하여
개인적으로 성장은 관심이 없고, 돈만 적당히 받고 안락한 삶을 유지하고 싶다면 이건 통하지 않을 방법입니다. 하지만 성장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회사의 가치관과 내 가치관이 다르더라도 동기부여를 하는 데 좋은 방법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제가 좀 인생이 각박하면 쓰는 방법인데, 단점은 끝나고 번아웃이 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 유의하셔서 읽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업무를 받으면 어떻게든 '오히려 좋아'라고 속으로 말하면서 성장과 연결을 짓습니다. 예를 들어, 프레젠테이션 업무라면, 그 전날에 발표 관련 책을 읽어봅니다. 그리고 그 발표 전략 책에서 나온 예시나 방법을 활용하는 실험으로 사용합니다. 회사도 좋고, 저도 좋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와 이야기를 해야 하는 업무라면, 협상 관련된 책을 읽어보고 그 소비자와의 대화를 적절한 범위 내에서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험해 봅니다. 책은 물론 완독 할 필요는 없고, 단 한 줄이라도 이용해 보는 교과서 정도로 사용해 보는 거죠. 회사가 아니라면 제가 어디서 이런 공적인 발표를 하고, 공적인 대인관계를 연습할 수 있겠어요. 나와 맞지 않는 회사라도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시도해 보는 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의 경우는 거의 다 상사분께서 업무 컨펌을 해주셔서 일의 범위를 쉽게 파악하기도 했고요. 그냥 모든 것에 가치를 부여해 보세요. 이름을 불러줄 때 꽃이 되는 것처럼 내가 가치를 부여하면 경험이 되더라고요. 회사의 업무시스템, sns 마케팅 방법, 구글 광고 방법, 소비자 대응 방법 등 배울 건 많더라고요. 후에 내가 사업을 하더라도, 혹은 다른 회사를 가더라도 회사에는 고객이 있고 업무 시스템은 존재합니다. 그때 빛을 발할 수 있겠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일이지만, 거기서 내가 회사를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세요. 사람이 많은 곳에서 내가 연습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향상해 보세요.
한때 어린 생각으로 월급루팡할 생각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보았습니다. 물론 죄책감 때문에 월급루팡을 하지도 못했지만, 그런 생각이 얼마나 피곤한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냥 솔직한 게 편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니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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