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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상들

행복해지는 법

by 내면고고학자 2023.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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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복에 대한 나의 관점

행복이란 걸 오래 고민해 본 적이 없다. 행복이란 게 뭔가 허상 같기도 하고, 어차피 신기루 같은 거라 생각할수록 인생이 절망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전히 '행복'이라는 개념은 어렵다. 얼마 전에 진짜 너무 인생이 각박해서 말라 죽을 거 같아서 이것저것 책을 읽는데,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해서 글로 정리해 보면 좋을 것 같았다. 인생을 얕게 살아온 사람의 불행함이 가장 돋보이는 구간이 이 감정 아닐까? 인생을 부정적으로만 깊게 느끼다 보니 기준점이 뭔가 뒤틀린 것 같았다. 사실 행복하기 위해서 살아야 하는데, 불행하지 않기 위해서 도망치고 있는 느낌이었다. 행복은 어떤 개념일까? 처음으로 사전에 행복이라는 개념을 검색해 봤다. 

행복(幸福 다행 행, 복 복)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Euphoria is the experience of pleasure or exicitement and intense feelings of well-bing and happiness. 
Happiness is a positive and pleasant emotion, ranging from contentment to intense joy.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Wikipedia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하다. 사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까지는 많이 느껴봤다. 사실 나는 돈을 많이 사용하는 편도, 욕심이 많은 편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족을 느낀적은 많다. 하지만 왜 살아야 하는지라는 암울하고 무거운 질문에 사로 잡혀서 기쁨과 흐뭇함과는 너무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기쁜 경험이란 건 어떻게 느껴야 하는걸까? 어쩌면 나에게 행복이란 누군가가 나의 존재 이유를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정해준 편안함이었으면 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바라고 기대했던 행복은 넌 충분히 살 가치가 있다는 무조건적인 믿음일지도 모르겠다. 왜 이렇게 사는 게 죄책감이 드는 일인지 나도 모르겠으니 말이다. 물론 이게 우울증이란 건 너무 잘 알고 있다. 약도 꾸준히 잘 챙겨 먹고 있지만, 근원적인 의문은 늘 나를 따라다닌다. 나도 행복하고 편안하고 싶다. 행복이란 감정이 제대로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신기루처럼 바라보고 싶지 않다. 글을 쓰면서 느낀 건 내가 원하고 갈구하는 행복은 편안함일지도 모르겠다. 

 

2. 편안함이라는 나만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지

"왜 사는가?"라는 질문의 끝이 어딘지는 사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만 이런 고민을 했을 리가 없다. 책을 좀 사서 보자. 말만 하지 말고, 제발 보자. 힘이 없고 무기력하더라도 카페에 책 한 권 들고 가서 그냥 한 장이라도 읽자. 삶의 의미를 근원적으로 탐구한 니체부터 읽어보자. 사실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지 벌써 1년이 지난 거 같은데 아직도 안 읽었다... 내 티스토리를 보는 사람은 몇 없지만, 그냥 나만의 약속처럼 조용히 써보자면 올해 안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시지프 신화』를 읽겠다고 약속하겠다. 블로그에 후기도 남기겠다. 꼭 읽어오겠다. 어차피 계속 질문하는 걸 멈추지 못한다면, 생각이 내 속을 헤집어 놓는 걸 막지 못한다면 나도 답변을 찾는 걸 멈추지 않도록 노력해 보겠다. 

 

부정적인 생각 체계를 좀 바꾸자. 나를 위해서 조금은 너그러워지자. 저 위에 한 문단을 쓰면서도 "일 년 동안 어떻게 저 책 한 권을 안 읽었냐?"라는 자괴감이 먼저 떠올랐다. 사실 "어차피 안 읽은 거 지금이라도 읽으면 되지" 이렇게 너그럽게 생각해도 된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큰일 나는 건 하나도 없다. 근데 나는 뭔가 게으르다는 것에 대해 강박이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이 한심해서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을 정도로 게으르다는 걸 용서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부지런한 타입이 아니다. 이게 가장 큰 문제다... 물론 이것도 책을 좀 읽어봐야겠다. 강박장애 증상과 함께 게으름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을 읽어봐야겠다. 물론 책도 읽겠지만, 평상시에 내 마음가짐을 꼭 나에게 엄격하지 않게 대하겠다고 약속하겠다.

 

그만 감사하겠다. 써놓고 나니까 좀 웃길지도 모른다. 근데 주변에 너무 과분한 게 많으면 가끔은 너무 불행하다. 물론 복에 겨워 미친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다. 난 아주 따뜻한 부모님 사이에서 자랐다. 너무 헌신적이셔서 나를 불행하게 만든다. 나는 그만큼 사랑받을 수 있을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그 사랑의 무게가 죄책감의 무게와 비례한다. 위에서 말한 게으름의 강박도 여기서 온 것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사랑에 감사하다 보면, 미안함이 너무 커져서 내 삶을 갉아먹고 내 삶의 가치를 자꾸 평가 절하하게 된다. 그들의 사랑을 가볍게 여기겠다는 건 아니지만, 조금은 그만 감사해도 될 것 같다. 너무 무거워서 깔려 죽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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