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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리상담내용 정리
이야기했었던 큰 블록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선생님께서 해준 말이 대부분 큰 제목이고 제가 말했던 내용들이나, 관련 내용들이 설명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아 그리고 TCI 검사했습니다. 기질과 성격에 관한 검사인데 결과를 구분선 아래에 좀 자세히 써봤습니다.
- 목표의식이 있으면 수행률이 좋다. 이건 뭐 저번에도 데드라인이 있으면 잘한다와 사실 다를 게 없어서 패스,, 동기부여는 필요 없고 일단 자유의지 믿지 않는다로 결심했으니 패스,, 카페에 오늘도 온 나를 칭찬해,, 근데 너무 집 가고 싶어요.. 온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오래 있을 거니까 케이크 사 먹어도 돼ㅎㅎ 이러면서 케이크까지 때렸단 말이에요.
- 유대감이란 개념을 모르는 것 같다. 이걸 꺼내면 이제 제 유년 시절에 무시해 왔던 과거를 한가득 다시 뒤져보고 찾아봐야 해서 외면하고 있었는데요. 뭐부터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빠르고 깔끔하게, 초등학교 중학교 대략 한 9년에서 10년쯤을 왕따를 당했어요. 적극적인 막 때리고 괴롭히는 게 아니고, 그들 사이에서 피하고 싶은 사람이 되었죠. 상담하면서 언제가 시작이었고 누가 왜 그런 것 같냐는 질문을 해주셨어요. 뭐 제 기억상으로는 언제가 시작이었는지는 정확히는 모르겠고 엄청 저학년 때 어떤 친구가 갑자기 다가와서 제 가방을 발로 찼어요. 저는 그게 좀 충격이어서 왜 저러지 했던 기억이 남아요. 제 기준상 그때가 시작이 아닐까 합니다.. 아마? 그리고 지금 와서 처음으로 시작을 되짚어보면, 저랑 친했던 친구가 시작한 건 기억이 나요. 그 친구랑 방과후학교 수업에 같은 조였는데, 잘 지내다가 어느새인가 제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더라고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친하던 친구가 갑자기 돌변한 게,,, 그 이후로는 뭐 똑같은 따돌림의 반복이었고, 중간에 부모님이 아시고 좀 걱정하셔서 벗어나려고 노력했죠. 부모님이 걱정하는 게 뭔가 어차피 그걸 봐야 하는 건 나고 스트레스는 어차피 제가 2배로 받더라고요. 사랑받는다는 기분을 그 당시에 몰라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어요. 왜 그렇게 부모님이 걱정하는 게 싫었는지, 어쩌면 해결해주시지 못할 걸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뭐 이제 결론으로 돌아가자면, 저는 친구를 자연스럽게 사귄 기억이 없어요. 늘 노력의 연속이었거든요. 중학교는 당연히 같은 지역에서 나오게 되니 저는 뭐 그냥 다녔죠. 똑같이 따돌림을 당하는 상태로, 근데 부모님이 걱정하는 게 싫어서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물론 남들이 저를 평가하는 시선도 쪽팔리기도 했어요. 어린 마음에요. 그래서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년은 진짜 피곤하게 친구한테 붙어보기도 하고, 친해져보기도 하고, 저의 기나긴 실험기였던 것 같아요. 어쩌면 제가 유대감을 못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어떻게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는 건지를 적절한 시기에 배운 기억이 없더라고요. 이때 상담하면서 그날 느꼈던 감정은 진짜 철저히 외면하고 싶었나 봐요. 효율적이지 않아서? 그냥 나쁜 기억을 다시 꺼내서 뭐 해?라는 마음이라서요. 근데 왜 불안장애가 그렇게 심했는지, 왜 그렇게 외로움을 잘 타는지 갑자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내용들이었어요.
- 유독 가족에게만 남다른 감정에 관해서
- 박살난 신뢰감: 전 사실 왜 이렇게 사람 보는 눈이 까다로웠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유년시절 이야기 하고 가족으로 넘어가면서 선생님께서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친구관계는 굉장히 계산적인 것 같은데, 가족은 그런 느낌이 하나도 안 난다고요. 근데 다들 저는 그런 줄 알았는데, 다 그렇지는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이야기해 보면서 느낀 건데, 저는 원래 신뢰감이란 개념이 박살 난 건지, 아니면 너무 어렸을 때부터 왕따를 당하면서 박살 나 버린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사람을 보는 눈을 높이고 또 높여서 지금의 내가 된 건가 싶기도 하고요. 어쩌면 나를 위해 헌신해 주는 게 가족처럼 눈에 보일 정도로 유대감이 느껴지지 않으면 친밀하다고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못 믿게 되어버린 건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이걸 생각해 보는데 뭔가 의외로 모르는 척하고 있었지 상처는 상처대로 나뒀구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사실 왕따 당한 건 당한 거지 뭐 어쩔 거야 울기만 하면 뭐가 바뀌냐는 마인드였는데 의외로 속에서 썩어나고 있었나 봐요. 이때 처음 안 사실이었어요. 사실 절 보듬을 생각을 그다지 안 했거든요. 얼른 해야 할걸 해야지. 머물러서 돌아보는 게 무슨 소용이 있어라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모른 척하다가 터졌나 봐요. 아마도? 아무튼 가족 이야기 하면서 계속 울어서 좀 머쓱했습니다.. 그리고 타인을 이야기할 때는 감정을 활용하는 말이 잘 나오는데 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다 사고라고 하시더라고요. 뭐 이 악물고 합리화하려고 왕따시절을 덜 상처받으려고 합리화했을 수도 있는데 뭐,, 아무튼 그랬습니다.
- 부모님의 희생: 저랑 엄마랑 성격이 진짜 데칼코마니거든요. 위에 써놓은 것처럼 저는 독립적이고 자극 추구를 좋아하는데 엄마도 저랑 똑같은데 가족을 위해서 재미없는 일을 꽤 오래 하셨거든요. 저는 그게 너무 미안하기더라고요. 지금은 상담 14,15 회차라서 느끼는 거지만 정말 지금 생각해 보면 사랑이란 감정에 죄책감이나 미안함이 훨씬 더 컸었어요. 엄마는 사실 제가 본인의 삶의 이유라고 할 정도로 절 사랑해 주시거든요. 사실 그런 사랑을 받으면서 미안해할 이유는 없는데 그냥 그걸 온전히 받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사랑을 자꾸 감정으로 안 느끼고 사고로 돌려서 아 내가 이래선 안돼 이래야 돼 이러고 있는 게 좀 뭐랄까 제가 짠해 보였달까요... 아무튼 그랬습니다..
TCI 결과 정리
- TCI 결과
- 자극추구항목에서 100% 가 나왔어요.. 저도 이건 좀 신기했어요. 진짜로 회사를 재미없어서 퇴사했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 인내심항목은 평균보다 조금 낮음. 근데 좀 신기해요. 저는 뭐 엄청 낮을 줄 알았거든요.
- 위험회피 낮음, 세분화해서 더 분석해 보자면, 새로운 것에 관한 혹은 불확실에 관한 두려움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낯선 사람에 대한 수줍음도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예기 불안이 높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쉽게 말해 예측할 수 있는 불안이죠. 근데 그러고 보니 저 회사도 진짜 안 맞는 걸 알아서 너무 하기 싫어서 때려치웠거든요. 전 회사에서 퇴사하고 이번에 퇴사했던 회사는 오히려 완전 다른 곳이라 더 잘 다니겠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는데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걸 알자마자 다른 회사를 가도 똑같겠구나라는 예측 때문에 회사를 안 가는 것 같기도 하거든요. 물론 남의 일이 싫다는 마음이 여전히 굳게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있지만요. 진짜 아예 새로운 건 설레서 막 뛰어가는데 조금이라도 예상이 되면 진짜 무슨 화재경보기가 겨우 성냥 끈 연기에도 울려버리는 것처럼 불안이 커져서 확 포기합니다. 하기 싫은데 해야 하는 걸 아는 경우도 진짜,, 울면서 버티긴 하는데 싫어하죠. 예상되는 불편감이 있다면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자극 추구와 위험회피 낮음이 상충하는 경우 자극추구를 따르게 되더라고요. 예측되는 불안이 있지만 그 자극이 그걸 감내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라면 이겨낼 수 있어요. 제가 고등학교 때 공부를 납득이 안 가지만 대학교라는 자극 추구 때문에 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 그 친구가 매력적이라면 맞춰주는 걸 보니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근데 또 이게 한국 사회에서 과연 내가 이해하지 않고 바로 순응할 만큼 재미있는 일이 쏟아지는 직무가 있을까 했을 때 별로 없더라고요. 다 금방 질리더라고요. 그렇게 생각하니 어쩌면 내가 회사가 재미가 없어서 퇴사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요. 어쩌면 자극 추구가 내 직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뭐 그게 돈일 수도 있겠죠..?
- 사회적 민감성 그렇게 높지 않음
- 감수성 그렇게 높지 않음 : 남이 운다고 잘 안 운다 정도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 개방성 높음: 정서적으로 본인이 어떤지 잘 이야기합니다. 근데 또 이상한 게 저는 정서를 개방한다는 게 남이랑 소통하고 공감하려고 한다는 개념이 아니고 그냥 이야기를 잘해요. 굳이 비밀이랄 것까지 있나? 의 느낌이라서요. 물론 뭐 인생이 다이내믹하지 않아서 이야기할 게 있나 싶기도 해서요.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개방한다는 것 자체가 상대를 위로할 때 빼고는 개방하지 않아요. 굳이 내 이야기를 상대가 듣고 피로해할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해서요. 근데 이런 이야기를 듣고 선생님이 확실한 건 본인을 엄청 통제하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늘 통제해 와서인지, 언제부터 이렇게 자연스러워진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이라고 느끼지 않았거든요. 그냥 습관처럼 남들이 내 말 듣고 집에서 아 쟤가 했던 말이 이런 의도였나? 이런 고민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말을 안 하거나, 혹은 그냥 직설적으로 꽂아버리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아요. 그리고 굳이 제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안 하는 것도 전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게 피로할 때가 더 많거든요. 그래서 위로할 때나 웃기기 위할 때가 아니면 굳이 꺼내지 않아요.
- 타인에 대한 민감성 높지 않음: 이게 타인이 보기에는 제 자신이 엄청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독립성이 엄청 높기도 하고 타인의 정서에도 예민하지 않아서요. 근데 저는 타인이 저에게 의존하려고 하면 그것도 엄청 싫어하거든요. (그래도 이 당시에는 엄청 싫었지만 상담하면서 지금은 그냥 싫은 정도로 내려오긴 했어요 ㅋㅋㅋ 뭐 크게 달라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달라진 거 아닐까요..ㅎㅎ)
- 자율성 낮음: 저 이 결과 보고 엄청 놀랐어요. 저는 제가 자율성이 정말 높은 성격이라고 생각해 왔거든요. 한 번 마음이 서면 거의 뭐 불도저인데 왜지?라는 의문과 함께 상담을 했습니다. 근데 이야기하면서 의외로 옆을 볼 수도 없고 불안이 높아서 고를 때 자율적으로 막 치고 가지도 않기도 해요. 뭐랄까 모순적인데 불안해서 일단 바른 길을 걸어간 다음 이게 아니란 걸 확실히 느꼈을 때 바른 길을 탈주할 수 있더라고요. 처음부터 다른 길을 걸어갈 만큼 용감하진 않은 것 같아요. 제 생각이 확고하다는 결론이 서는 순간 모든 걸 다 내려놓을 만큼 강인해지는데 그게 아니라면 확 내려놓지 못하고 불안에 절여져 있는 것 같아요. 첫 취준 할 때랑 지금이랑 사실 상황이 별반 다른 건 아닌데 들어가 봐서 아 이건 아니다는 확신이 드니까 기업은 아예 선택지에서 제외하고 제 미래를 그리고 있거든요. 이런 걸 보니까 하고 싶은걸 막 할 수 있는 용기가 아닌 그냥 걸러내는 걸 잘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자율성이 낮아도 목표가 뚜렷하면 그걸 잘 순응하는 편이라. 고등학교 때도 선생님이 대학교가 전부라고 가스라이팅 하셨지만, 비합리적이고 모순적인 것을 알면서도 대학 말고는 어떤 미래를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서 그냥 순응했거든요**. 목표가 확실히 서면 자율성이 떨어져도 잘 참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자극 추구가 자율성을 없앨 만큼 뛰어나야 한다는 게 또 어렵죠. 목표가 정확하게 서면 잘하는 편이긴 한데 그걸 고등학교 이후로 한 기억이 없네요..
- 연대감 낮음: 위에서 나왔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상담 3회 차 정리하기가 머뭇거려졌던 게 다시 펼쳐서 정리할 용기가 안 났어요. 이때 너무 많이 울었던 기억만 가득했어서요. 여러분들도 상담받으세요. 의외로 몰랐거나 외면했던 내면이 보일 때가 있더라고요. 이거 끝나고 저는 과거에 기억나는 사건들을 나열해 보고 감정카드를 붙이는 일을 숙제로 받았었어요. 그래서 여기에도 조금씩 써보려고 합니다. 친구들 이름만 블라인드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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