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ADHD7

별거에 다 예민한 내가 싫다 1. 부모님의 걱정에 걱정을 얹는 순간들 나는 부모님과 한 층 사이를 두고 같은 건물에 살고 있다. 내가 밥을 해 먹을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는 아빠는 자꾸 밥을 먹으러 오라고 전화하신다. 그 전화가 감사하지만 사실 요즘은 버겁다. 정확히는 아빠가 내 삶에 걱정을 얹는 게 너무 힘들다. 할 일도 많고 신경 쓸 것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상황에서 나는 특히나 이런 것들을 감내하기가 너무 힘들다. ADHD인 내게 하루를 관리하는 업무란 너무 힘든 과업인데, 자꾸 밥 먹을 시간을 조정해서 업무의 흐름을 끊고 그 시간대가 되면 밥을 먹으러 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신경을 쓰게 하는 게 너무 힘들다. 근데 또 거절을 하기가 어렵다. 아빠의 걱정이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니, 그걸 거절하는 게 뭔.. 2023. 11. 17.
ADHD약 처방 받는 법을 찾는 일반인 분들에게... 1. F 코드의 낙인 일반인이 굳이 ADHD 약을 먹는다는 게 좀 놀라웠다. 물론 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내가 함부로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아주 신기하다. 예를 들어 수능을 위해서 ADHD 약물을 처방받는다는 게 말이다. 그리고 과연 우리나라에서 그게 아이들이 직접 원해서 먹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아이에게 그저 시험 하나로 각성제를 먹이는 부모님이 있다면 나는 그게 과연 부모라고 볼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우리나라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ADHD 진단을 받고 약물을 처방받기 시작하면 F코드의 낙인이 찍힌다. 모든 건강 보험을 들 때 보험사에서는 당신을 곱게 받아주지 않게 될 것이다. 물론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면서 나는 보험은 다 포기했다. 가끔 정신이 위태로워.. 2023. 10. 31.
성인 ADHD 약물치료 부작용에 관하여 1. 나의 첫 ADHD 약물 변천사 이 글은 사실 너무 길다. 그냥 약이 바뀐 건 굵은 글씨로만 써놓겠다. 다 읽을 필요가 하나도 없다. 굵은 글씨만 보면 무슨 약으로 바뀌었는지 다 나온다. 처음의 ADHD 약물은 비각성제류였다. 이전 글에서도 많이 언급했지만 내가 ADHD를 처음으로 의심하게 된 건 정신과의 약이 아니었다. 갑자기 식욕이 터져서 처방받게 된 식욕억제제(펜트민정)가 시작이었다. 그 전에 나는 이미 우울증과 불안장애 공황으로 자나팜정등의 약을 먹고 있었다. 식욕억제제 성분이 ADHD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웹을 통해 읽자마자 다음날 병원 예약을 잡고 병원에 내 증상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실 거기서부터는 거의 반 집착의 마음이었다. 사실 나는 ADHD의 증상을 줄줄이 다 읽어보고 .. 2023. 9. 22.
26살까지 ADHD를 자각하지 못했던 이유 1. 남들과 힘듦을 비교해 볼 생각은 못해봤다. 그냥 원래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하는 독한 편이었다. "안 되는 게 어딨어 죽어라 하면 다 되는 거야"를 뭔가 당연히 생각했다. 물론 지금은 이 생각이 잘못된 생각인 걸 이해만 한다. 근데 솔직히 어릴 때는 주어지는 업무의 양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죽어라 하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게 그렇지 않았나 했다... 일단 좋은 대학에 가라고 하잖아..) 근데 어른이 되자마자 쉽지 않음을 느꼈다... 하지만 이 생각을 멈추지를 못하기 때문에 아직 자괴감을 무시할 수 있는 단계는 오지 못한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나는 무언가를 이루는 게 원래 힘든 줄 알았다. 남들도 이만큼 힘들게 모든 걸 이뤄낸 줄 알았다... 2023. 9. 21.
반응형